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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나리오 남겨진 사람들 유형별 소개글 - 괴물

시나리오 집 <남겨진 사람들>의 유형별 소개 글

 

이 글은 시나리오 집 <남겨진 사람들>의 시스템인 유형에 맞춰 구성된 캐릭터를 소개하는 글입니다.

시스템상에서는 어떤 정형화된 인물상을 제시하고 있진 않지만, 규칙이 의도한바 해석에 따라 다양한 캐릭터가 나올 수 있는 만큼

<남겨진 사람들>의 세계관과 시스템인 유형이 주는 인물상의 해석 여부를 확대해서 재구성했습니다.

 

이는 캐릭터의 기준을 세우려는 시도가 아니라 유형이라는 시스템을 활용한 하나의 예시입니다.

 

총 네 개의 이야기로 소개될 이 이야기는

시나리오 집 <남겨진 사람들>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께 예시로서 참고가 되고

펼치고 싶은 이야기를 확장하는 데 흥미와 도움이 되었으면 합니다. 감사합니다.

 

 

두 번째 - 괴물

 

 

그는 살기 위해 많은 것들과 싸워야 했다.

 

추방자들이 만들어낸 마법 괴수들과도 싸워야 했지만, 그 괴물이 죽인 동료들의 기억을 지우기 위해 마음속의 자신과도 싸워야 했다.

 

그는 빗물과도 싸웠고 틑어진 군화와도 싸웠는데 군수품을 배정하는 보급관의 모습을 한 왕국의 불평등과도 싸워야 했다.

 

그는 기회가 없었기에 무지와도 싸웠고 출신이 좋지 않았기에 보이진 않지만, 항상 존재하는 차별과도 싸워야 했다.

 

그는 더 노력해야 했다. 

 

제 능력을 넘어서기 위해 더 많은 싸움을 해야 했고 살기 위해 육체의 고통뿐 아니라 마음의 고통까지 잠재우는 법을 알아야 했다.

 

반딧불 처럼 어둠 속에서 나타났다. 아지랑이처럼 사라지는 건

 

그가 가지고 있는 목숨이기도 했고 옆에 있는 동료의 이름이기도 했다.

 

덧없이 사라지는 것들은 항상 그를 향해 손짓했지만, 그는 따라가지 않았다.

 

그에게 있어 그 아지랑이는 더 나아질 것이라는 약속과 이곳을 벗어날 수 있다는 희망이기도 했다.

 

 

그래서 그 어느 것도 명확하지 않았다.

 

마치 카드놀이처럼 그의 운명이 어떻게 되는지 그는 도대체 알 수가 없지만 계속해서 운명은 새로운 카드를 그에게 꺼내 보였다.

 

그래서 그는 그저 투명한 실로 연결된 꼭두각시처럼 몸을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을 뿐이었다.

 

그는 운이 좋아 살아있었고 그건 추방자의 군대와 그의 동료들이 서로 뒤엉켜 있을 때에도 마찬가지였다.

 

불평등은 이제 용의 모습으로 나타나 그에게 불길을 퍼부었고

 

그와 그의 운명을 제외하고 모든 걸 잿더미로 만들어 버렸다. 

 

 

그런데도 그는 살아남기 위해 싸워야 했다.

 

모든 것들이 마지막 같았지만, 그가 원하는 처음은 아직도 오지 않았고

 

성채라는 곳에서 봐야 하는 일들은 그가 싸움을 시작하기 전부터 봐왔던 일들의 반복이었다.

 

 

모든 것들이 불평등하고 불공정하지만 모두 굳게 입을 다물고 있고 많은 것들이 달라졌다고 만 했다.

 

달라지지 않은 건 아직도 싸워야 하는 자신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는 불평등과 차별뿐이었다. 

 

 

어느 날은 너무나 슬퍼 아무것도 할 수 없었고

 

어느 날은 너무나 화가 나서 무엇이든 부수고 싶어 했다.

 

부숴야 하는 건 다른 것들이었지만 그가 부술 수 있는 건 나와 내 앞에 놓인 것들뿐이었다.

 

그런 현실이 너무 우스워 그저 웃기만 한적도 있다.

 

 

그가 할 수 있는 일들이 반복되던 어느 날

 

더 이상 슬프지 않을 때 그는 자신이 점점 불사자가 되어가고 있다는 걸 알게 됐다.

 

 

그의 몸과 마음 주변으로 까마귀가 날아올랐고

 

그는 이제서야 운명이 주는 마지막 카드를 받아냈다. 

 

 

더 이상 꼭두각시가 아닌 괴물이 되어서